스토리텔링

지고 싶지 않은 늙음 그리고 늙고 싶지 않은 지혜

캄문 2008. 7. 16. 15:33

누군가의 이야기다. 늙어도 서럽지 않은 것은 지혜로워지기 때문이란다...

 

언듯 들으면 그럴듯 하지만 이런 경우의 지혜란 젊지 않기 때문에 짊어져야 할 핑계같이 느껴져서
부담스럽다.
나이에 상관없이 도전해 볼만한 충분히 매력적인 일도 나이핑계로 애초 고려할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될 때 둘러대는 것이
지혜 운운 하는게 아닌가 싶다. 가야할 길이 많이 남은 새운동화는
그것 만으로도 발걸음이 가볍다. 그러나 거칠고 험한 길을
걸어 온 헌운동화는 비록 얼마 남지 않은
평탄한 길조차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의미없이 보내는 시간과 공간에 채워두고 새겨둘 추억을 만들기 위하여 여행도 하고 사진도 찍는게
아닌가?
가끔 카메라를 들고 무작정 나가는 것이 즐겁다. 무얼 찍을 것인가 예정도 없다. 그러나 나중에
채워지는 것은
늘상 찍는 생활주변에 약간의 변화된 모습이다.

 

동생이 그런다. <온천천에 또 가? 맨날가는 데 무얼 찍을 게 있다구...>그렇다...별게 없다. 지우고
남는 건 몇장의 변화된
 그들의 모습이다. 아니면 변하게 보이는 그들의 다른 각도에서의 모습일 것이다.

 

허들어진 유채꽃의 허수아비, 갓 태어난 무당벌레, 옮겨다 심어논 이름모를 하루살이꽃, 예쁘게 수놓여진
연인들의 우산,
조깅족의 얼굴을 뒤덮은 마스크, 지는 해를 배경으로 한 깎은 듯한 실루엣사진, 운이 좋으면
온천천 한가운데 버티고 있는
새끼 재두루미나 풀어놓은 각양무늬의 오리들...이들이 내 행복의 근원들이다.  
우리주변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생활의
소품처럼 아끼면서 담아두고 싶어서 서투른 자판을 두드린다...

 

이 사진은 나의 최초의 디카인 쿨픽스2500으로 찍은 것으로 2003년인가 언젠가 중앙일보에서 주간마다 뽑는
베스트샷에 당첨되어
케논 ixus500을 탄 기억이 있다. 우연히 찍힌 이 사진 덕분에 경품도 탔지만 까만 옷을
입은 이 이상한 소녀하며 3마리의 비둘기가
사방에서 120도 각도로 날개까지 펴고 있는 것이 여간 공교롭지
않아 합성한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이 사진은 2002년
6월 맑은 날 해운대 백사장에서 우연히 찍은
것이다. 그리고 나의 설명과 상관없이 사진과 같이 게재된 기사(댓글)가 불쌍한 소녀로
서술되어 있어 전화를
걸어 항의를 한 적이 있다. 당시에 화제가 된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제목의 국산영화가 있어 혼자서 제목을
붙여
보았지만 아직도 제목을 정하지 못했다.

 

 

1) coolpix 2500/ 2002_0613_black <비둘기와 소녀>

 

 

 

 

 2) coolpix 2500/ 2002_0613_pipe <피리부는 소녀>

 

 

 3) coolpix 2500/ 2002_0613_beach <산책>

 

 

4)  coolpix 2500/ 2002_0613_red <소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