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추석날 2군데 차례를 지내고 선동제단에 성묘를 와서 지난주 못다한 벌초를 하고 묘사를 지내고 난 후 제단 아래에서 이 녀석을 만났다. 언덕아래 큰길가를 어슬렁거리며 내가 다가서자 아는 사람이라도 만난둣이 스스럼없이 다가온다.
호기심으로 카메라를 꺼내들었는데 눈초리가 보통이 아니다. 다가와서는 가랭이사이를 지나며 다리에다 몸을 부비기까지 한다. 저쪽에서 사촌형이 만지지말라고 고함까지 지른다. 워낙 고양이를 좋아하는지라 하마트면 목이나 머리를 어루만지며 녀석의 호감을 살 뻔했다.
그러나 행동거지가 여느 고양이하고 다르고 흙바닥에 딩굴기도하고 사람만 보면 달려간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고양이, 야생들고양이다. 녀석이 뭘 먹느지 어디서 자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니 무슨 병을 지녔는지도 알 수 없다. 보통 도둑고양이는 집고양이와 비슷하게 생겨 담장을 타거나 구멍속으로 몸을 피하기 일수인데 이녀석은 대담하게 다가오고 이빨을 드러내며 어르렁거리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