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사랑초 피고지고..

캄문 2016. 5. 10. 01:56

며칠째 사랑초만 찍었다. 흐린날에도 찍고 맑은 날에도 찍었다. 피었을 때도 찍고 질 때도 찍었다. 어제도
찍고 자고나서 또 찍었다. 탐론 90mm F2.8 마크로로도 찍고 니코르 AF-S DX 16-85mm F3.5-5.6G VR로도
찍었다. 왜냐고? 이뻐서다. 찍고나서 다음날 보니 더욱 예뻐졌다. 작은 화단 서너군데 댓포기씩 피어있는게
여간 예쁘지 않다. 처음에는 꽃잔디와 앵초 등과 구별도 못했는데 지금은 눈에 선해졌다. 그늘에서 자라서
그런지 가녀린 줄기가 20여cm 올라와 쌀알보다 큰 꽃봉오리가 10여개 달리더니 1cm 남짓한 꽃을 두서너개
많게는 대여섯개씩 피우기 시작한다.

 


꽃양귀비가 화려한 미인이라면 사랑초는 소박하고 담백한 미인이다. 술 또한 다섯장의 꽃잎 한가운데 옴팍하게
모여있는게 참으로 단정하다. 평지에서 자라면 줄기도 꼿꼿하고 꽃도 반듯하나 조금만 기울어지면 줄기와 꽃은
기울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희한하다. 빛좋은 곳에서 자란 놈은 꽃대가 짧고 화단 바위틈새에서 자란 놈은
꽃대가 무려 10여cm나 된다. 마치 햇빛을 보려고 목을 늘여뜨린 형국이다. 얼마나 억척스러운지 우리할미가
시장갈 때 끌고 다니는 카트망 사이로 비집고 올라온다. 오늘은 왠일인지 흰사랑초도 피었다. 


저녁 무렵 나갔다오니 사랑초의 꽃잎이 전부 잎을 닫았다. 인제 지려나 보다 했더니 다음날 아침 고개를 빳빳히
치켜들고 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누가 사랑초라고 이름 지었을까?  우리사랑도 다치지 않고 비맞지 않고 헤푸지
않게 아껴야하지 않을까?

 


2016년 5월9일 D7200  니코르 AF-S DX 16-85mm F3.5-5.6G V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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