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절, 암자

[D750] 운문사법고와 가을풍경

캄문 2017. 11. 17. 16:28

할미가 또 운문사에 가잔다. 올해들어 마지막이란다.

계절마다 참배를 가는 셈이다. 나반존자가 오길 기다리고 계신단다.

가서 잘 걸으시지 못하는 할미의 다리를 낫게 해달라고 빌고 오겠단다.

때문이 아니라 젊었을 때 꿈에 나반존자가 현몽하여 운문사로 가라고 하셨단다.

그때부터 때를 그르지 않고 계속 다녔다고 한다.

 

절을 자주 찾는 편이지만 할미만큼 믿음이 따라가지 못한다.

절에 가기 전날에는 반드시 목욕재계하고 마음을 가다듬는다.

다음날 도우미샘과 함께 운문사에 도달하니 가을색이 짙다.

 

한참 유명한 청도감이 무르익을 때다. 

오가는 가로수가 전부 감나무로 잎사귀 하나 없이 감만 조롱조롱 달렸다.

돌아오는 길에 아직 익지도 않은 대봉감을 한박스 사가지고

와서 아랫목에서 열심히 익히는 중이다. 

 

 

-- 아쉬운 운문사 법고--

 

오후 1시쯤 되었을까 아니면 12시쯤 이었을까~

한가운데 있는 건물(가운데 법고가 있다)에서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깜짝 놀라 들여다 보니 작은 비구니스님 한 분이 법고를 열심히 두드리고 계신다.

 

그 북소리에 매료되어 급히 카메라를 돌려 찍기 시작했다.

 

강하게 또는 약하게 빠르기도 하고 느리기도 하고

때론 가운데와 가장자리를 번갈아 가며 치는 그 손놀림은 가히 예술적이고

그 소리는 마치 심장에서 나는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

 

한참을 파인더를 들여다 보며 사진을 찍긴 했으니

커다란 법전 한귀퉁이에 놓인 법고와

스님과 화면을 가로지르는 기둥 외에는 없었다.

 

카메라를 들여다 보는 것조차 아까워 고개를 들고 말았다.

다시 때론 웅장하기도 하고 속삭이기도 하는 법고소리를 듣다 아차~싶어 

그때서야 부랴부랴 동영상을 켰더니 불과 1분도 되지 않는

40초간의 아쉬운 마지막 법고 두드리는 장면이다.

 

한차례 그 큰북의 가운데와 가장자리를 두드리더니 조용히 마무리하고

합장을 하며 물러 나온다. 멋진 동영상감을 놓친고 만 셈이다.

 

그날 사진보다 더 좋은 멋진 장면을 놓쳐서 내내 아쉬웠다.

 

2017년 11월 13일 D750 & 니콘 24-70mm F2.8 ED

 

20171113_운문사법고(4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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